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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 다클리] - '로다주 포에버 6탄'... [블레이드 러너] 풍의 디스토피아 SF 애니메이션 걸작 스크랩
2020.03.09 16: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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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리차드 링클레이터

더빙 : 키아누 리브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우디 해럴슨, 위노나 라이더

뭐지, 이 호화 캐스팅은?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아들과 함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출연한 영화를 하나씩 정복하고 있는 요즘, 내 눈에 이상한 영화가 들어왔다. [스캐너 다클리]라는 생소한 제목의 영화인데 놀라운 것은 이 영화의 감독의 출연진이 굉장히 화려하다는 것이다. 우선 감독은 거장 리차드 링클레이터이다. [비포 선라이즈]라는 불명의 멜로 영화를 만든 감독으로 이후에도 [스쿨 오브 락],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보이후드] 등 수많은 걸작을 연출했다.

출연진은 더욱 놀랍다. 키아누 리브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우디 해럴슨, 위노나 라이더이다. 게다가 장르는 SF. 잠깐, 이 정도 영화라면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영화, 애니메이션이다. 포스터에 떡 하니 박혀 있는 유명 배우들의 얼굴만 얼핏 보면 실사 영화 같은데,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애니메이션이다. 배우들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한 애니메이션이라고나 할까?

[더 저지]를 뒤로 미루고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원래 이번 주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영화는 그의 진지한 연기를 볼 수 있는 [더 저지]였다. 하지만 [스캐너 다클리]라는 영화의 존재를 안 이상 이 영화를 미뤄둘 수가 없었다. 결국 [더 저지]를 다음 주로 미루고 토요일 밤, 아들과 함께 이 독특한 영화는 먼저 볼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배경은 인구의 20%가 마약에 중독된 가까운 미래. 첩보 경찰인 프레드(키아누 리브스)는 신분을 감추고 밥 액터라는 마약 판매상으로 위장하여 마약 조직에 침투하지만 그조차도 신종 마약인 약물 D에 중독되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그러던 중 밥 액터의 동료인 제임스 바리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경찰에 밥 액터를 밀고하면서 문제는 복잡해지고, 자신이 밥 액터라는 것을 밝힐 수 없는 프레드는 자기 자신을 감시하는 이상한 임무를 부여받으며 더욱 혼란에 빠진다.

마약에 중독된 듯 혼란스러운 초반, 놀라운 후반

[스캐너 다클리]의 초반은 솔직히 굉장히 혼란스럽다. 약물 D에 중독된 프레드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설명하기 위해 영화는 초현실적인 장면을 자꾸 끼워 넣는데, 영화 자체에 친절한 설명이 없다 보니 이게 뭔가 싶었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도 프레드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의 중독은 점점 깊어지고, 결국 그는 애인 도나 호손(위노나 라이더)에 의해 마약 중독자들을 치료하는 뉴패스 재활센터에 입소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그때부터 놀라운 반전을 준비한다. 처음부터 프레드는 철저하게 이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배후에는 의외의 인물이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약물 D에 중독된 채 이용당하고 있는 프레드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마약에 중독된 미래 사회의 암울한 풍경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결국 이 영화는 단순한 SF 애니메이션이 아닌, 거장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숨결에 의해 재탄생한 [블레이드 러너] 풍의 SF 애니메이션이다.

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까?

[스캐너 다클리]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왜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굳이 이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일까? SF 영화라고는 하지만 타인에게 수만 가지의 얼굴과 표정을 보여주는 위장 슈트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SF 다운 장면은 없다. 게다가 캐릭터들도 새롭게 창조된 것이 아닌 배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마치 배우들의 연기를 찍은 다음 필터를 이용해서 애니메이션화한 것처럼...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깊은 뜻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이해가 되는 것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덕분에 마약에 중독된 몽롱함이 [스캐너 다클리]에 담겼다는 점이다. 그에 따른 문제는 몽롱한 분위기만큼 영화에 대한 이해도 어려워졌다는 것이지만... (실제로 영화가 끝난 후 아들은 내게 도대체 영화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고, 나는 아들에게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해 줘야 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분량이 짧아 아쉬웠다.

[스캐너 다클리]를 본 후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분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애초에 나와 아들이 [스캐너 다클리]를 본 이유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때문임을 감안한다면 참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우디 해럴슨과 더불어 마약상인 밥 액터의 똘아이 친구 연기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아주 딱 어울린다. 그래서 유쾌했다.

비록 원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똘아이 연기를 만끽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스캐너 다클리]는 우연히 발견한 보물 같은 영화이다. 비록 국내 미개봉작인데다가 약간은 혼란스러운 스토리 전개 탓에 가볍게 즐길 수는 없는 영화이지만 만약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찾아서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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