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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야공주 이야기] - 아름다운 그림체, 하지만 너무 명확한 주제가 단점. 스크랩
2020.03.10 13: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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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다카하타 이사오

더빙 : 아사쿠라 아키, 코라 켄고

넷플릭스에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며칠 전 넷플릭스의 영화 리스트를 보다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신작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대부분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이미 봤지만 그래도 지브리 초기작의 경우는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걸작이 많기에 넷플릭스에서 언제든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것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었다.

지난 일요일에는 일단 아직 보지 못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가구야공주 이야기]로 스타트를 끊었다.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2014년 6월에 국내 개봉한 영화이지만 너무 일본적인 소재인데다가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17분인 까닭에 흥행에 실패해서 내가 극장에서 볼 기회를 얻지 못한 영화이다. 한동안 내 기억에서 지워졌던 영화인데 이렇게 넷플릭스로 볼 수 있게 되니 반가웠다.

대나무순에서 가구야 공주로...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일본의 대표적인 설화인 '다케토리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내용은 대나무에서 태어난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이다. 그녀를 발견한 대나무 나무꾼 미야쓰코 부부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믿으며 여자아이를 소중하게 키웠다. 여자아이는 마치 죽순처럼 쑥쑥 자라나 마을 아이들 사이에서 대나무순이라 불린다. 대나무순은 행복했다. 동네 친구들과 숲에서 뛰어놀며 열매도 따고, 꿩도 잡고, 그렇게 자유롭게 행복을 만끽했다.

하지만 대나무순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대나무에서 황금 덩어리와 비단을 발견한 미야쓰코는 대나무순을 고귀한 아가씨로 기르라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대나무순을 데리고 수도의 대저택으로 이사를 간다. 그날 이후로 대나무순은 '가구야'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그녀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남성들의 구애를 받게 된다. 하지만 '가구야'는 대나무순이었던 지난날을 그리워한다.

명확한 주제

[가구야공주 이야기]의 주제는 굉장히 명확하다. 모든 것이 평화로운 달에서 지구를 동경하던 '가구야'는 그 벌로 지구에 내려오게 되고, 가난한 미쓰야코 부부를 만나 원했던 대로 행복을 만끽한다. 하지만 미쓰야코는 '가구야'의 진정한 행복은 고귀한 아가씨가 되어 귀공자와 결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가구야'의 행복을 빼앗은 행동일 뿐이다. 결국 불행해진 '가구야'는 다시 달로 돌아간다.

이 영화의 주제는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는 매우 평범한 진리이다. 아무리 고귀한 아가씨가 되고 귀공자와 결혼을 해봤자 오히려 자유를 빼앗기고 불행해질 뿐이다. 이렇게 주제가 너무 명확하다 보니 오히려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이렇게 명확한 주제가 일본에서도 [가구야공주 이야기]의 흥행이 부진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름답긴 하다.

너무 명확한 주제가 [가구야공주 이야기]의 단점이라면,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체는 [가구야공주 이야기]의 장점이다. 정교한 3D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나에게 [가구야공주 이야기]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그림체로 펼쳐 보여주는데, 이런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체 덕분에 '가구야'의 아름다움을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를 총평한다면 아름다운 셀 애니메이션으로써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이지만 기존의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비교한다면 조금 지루한 편이다. 그것은 비단 러닝 타임 때문만은 아니다. [모노노케 히메]는 2시간 15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지루하다고 느끼지 않았으니까. 역시 이견의 여지가 없는 너무 명확한 주제가 이 영화의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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