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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 - 제목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소소히 즐길 수 있는 소품 스크랩
2020.03.17 14: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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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브라이언 커크

주연 : 채드윅 보스만, J.K. 시몬스, 시에나 밀러

내 남은 TV 포인트를 몽땅 투자하다.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의 국내 개봉일은 2020년 1월 1일이다. 다시 말해 2020년의 첫 극장 개봉작인 셈이다.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블랙 팬서]의 채드윅 보스만이 주연을,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를 시작으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 엔드게임]을 연출한 안소니 루소, 조 루소 형제가 제작(연출이 아니라)을 맡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다.

Seezn에서 [포드 V 페라리]를 보기 위해 내가 몇 달 동안 열심히 모았던 TV 포인트의 절반 이상이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나는 남은 TV 포인트를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에 몽땅 투자했다. Seezn의 '방구석 영화관 최신작 50% 할인' 행사에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이 있었고, 부가세 포함 3,850 포인트에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을 결재하고 나니 내 TV 포인트는 717점만 남아 버렸다. 그래도 [포드 V 페라리],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을 봤으니 참 알차게 쓴 기분이다.

여덟 명의 경찰이 살해되었다.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은 레이(테일러 키취)와 마이클(스테판 제임스)이 마약상을 털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레이와 마이클은 30kg의 마약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지만 막상 현장엔 300kg의 마약이 있었고, 범행 도중 경찰관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해군 출신인 레이는 현장에 온 여덟 명의 경찰관을 사살하고 마이클과 함께 현장을 빠져나간다.

여덟 명의 경찰관이 순직한 충격적인 현장에 베테랑 경찰 안드레 데이비스(채드윅 보스만)이 파견된다. 그는 어린 시절 경찰인 아버지가 범죄자의 손에 살해된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된 인물로 범인을 향해 두려움 없이 총질을 하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매번 문제를 일으킨다. 순식간이 여덟 명의 부하를 잃은 맥케나(J.K. 시몬스) 반장은 데이비스에게 범인을 살려두지 말고 총으로 쏴 죽이라고 부탁하며 마약단속반인 프랭키 번스(시에나 밀러)와 함께 사건을 맡으라고 명령한다. 데이비스는 범인이 다른 지역으로 도망갈 것을 대비하여 맨해튼 전체를 봉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다. 남은 시간은 5시간. 5시간 후에는 봉쇄가 풀린다. 그전에 데이비스는 레이와 마이클을 잡아야만 한다.

연쇄 살인범도 테러범도 없다.

솔직히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을 보며 내 예상과는 다른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경찰만 골라서 살해하는 연쇄 살인범과의 대결을 기대했다. 부제가 '테러 셧다운'인 만큼 연쇄 살인범의 최종 목적은 경찰을 살해해서 맨해튼을 치안 부제 상황으로 만들어 놓고 맨해튼에 테러를 자행하려 한다는 내용일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엔 연쇄 살인범도, 테러범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마약상을 터는 과정에서 경찰을 살해한 해군 출신 잡범이 있을 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레이와 마이클은 데이비스의 상대가 못된다. 실제로 영화에서 레이와 마이클은 허둥지둥 도망만 다니고, 데이비스는 마치 사냥감을 쫓는 야수처럼 조심조심 포위망을 좁혀 간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아무리 동료를 잃은 분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맨해튼 경찰들은 범인을 잡는 것보다 범인을 죽이는데 더 혈안이 되어 있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데이비스.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가지고 있던 마이클마저 번스에게 사살되자 데이비스는 은밀하게 이 사건을 진실을 캐기 시작한다.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소품

결국 [21 브릿지 : 테러 셧다운]은 '테러 셧다운'이라는 거창한 부제와는 달리 굉장히 소소한 소품과도 같은 영화이다. 경찰을 여덟 명이나 죽인 레이와 마이클도 따지고 보면 잡범에 불과하다. 그러니 그들은 애초에 데이비스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캐릭터 구성이 그러하니 영화는 기대보다 액션이 별로 없다. 오히려 레이와 마이클이 사실 된 후 벌어지는 마지막 반전에 더 많은 역량을 쏟아붓는데 사실 이 반전이라는 것이 그다지 치밀하지는 못하다. 맥케나 반장을 비롯한 맨해튼 경찰들의 이상한 행동만 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그래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1시간 3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영화에 몰입하게는 만든다. (러닝타임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지루할뻔했다.) 여기에 우리의 '블랙 팬서' 채드윅 보스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도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영화의 초반만 해도 다혈질 사고뭉치 형사인 줄 알았던 그가 '이유 없이 범인을 죽이지 않는다'라는 신념에 충실한 신중한 성격임이 밝혀지는 후반부가 어쩌면 이 영화의 진정한 반전일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면 킬링타임 영화로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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